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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발전의 티핑포인트
인류의 역사에서 정보와 지식의 확산과 재생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라 대답할 것이다(혀굴림 발음 ‘이너넷’도 인정). 틀리지 않는 대답이다. 인터넷은 큰 규모와 넓은 연결성, 빠른 속도 같은 성질을 바탕으로 정보의 이동, 확산에 영향을 주었으며 나아가 정보의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준 것이 맞다.

하지만 인류문명 발전 곡선의 휨에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인터넷의 영향력은 종이만큼 크지 않다(일찍이 장하준 교수가 인터넷이 미친 영향이 세탁기보다도 못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종이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록문화의 원형을 제공했고, 디지털 시대인 지금에도 우리는 그것을 변함 없이 쓰고 있다.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부르는 것도 기록방법에 미친 영향보다 그 규모와 전달 방식의 변화와 개선이 두드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류 문명의 급속한 발달을 촉발시킨 주인공으로 인터넷보다는 종이가 甲이다.

이롭다, 그리고 위험하다
종이는 인류문명 발전에 너무나 큰 영향을 주었다. 여기서 따로 얘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 의미는 크고 강력하다. 업무보고서를 거북이의 등껍질에 새기고 있거나, 가죽끈으로 이은 대나무 말이(?)를 등에 지고 교문을 오르거나(게다가 교문은 대부분 언덕배기에 있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보드라운 나뭇잎을 뜯어 모으고 있는 나를 생각해보자. 종이가 얼마나 우리 인류에 큰 영향을 주었는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감이 안온다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왼쪽에서부터 업무보고서, 교과서, 휴지 되시겠다.



종이는 우리 인류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줄 것이다. 문제는 그 영향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라는 것이다. 특히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탄소배출 같은 환경에 관한 얘기들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귀에 자주 드나드는 요즘에는, 생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설마 종이가 알고 그랬겠는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종이도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차츰 인식되고 있다.

숲은 공기청정기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펄프는 반드시 필요하며, 그 펄프는 나무에서 나온다. 종이의 사용이 많을수록(종이를 많이 만들수록) 많은 나무들이 쓰러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나무들이 쓰러질수록 공기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되돌리는 ‘숲’은 작아진다.

산소로 되돌아가지 못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지구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면서 온실효과에 영향을 준다(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국제연합환경계획이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 이산화탄소임을 공식 선언). 숲이 지구 온실가스 조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온실효과가 온실가스에 의한 현상임이 거의 공식이라는 점에서 숲의 기능에 주목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게다가 나무로 종이를 만들고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만만치 않다.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나무를 베고, 그것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것은 온실가스 조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로지 마이너스 효과만 생기는 셈이다. 에어컨의 본체를 베란다에 두고 실외기를 거실에 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정신 나간 짓이다).

종이는 나무다
A4 용지를 한 장 만들면 2.88g의 이산화탄소가 생기고 종이컵 한 개를 만들면 11g의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만들 때만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재활용이라는 우군이 있긴 하지만 종이를 폐기하기 위해 태울 때도 이산화탄소는 생긴다. 이렇게 종이로 인해 생기는 온실가스는 화학과 철강산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런 얘기는 이제 흔해서 별로 감흥이 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2.88g의 이산화탄소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 죄책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으니 긴장은 풀고 - 종이와 나무를 연결 시켜보자.

우리나라의 연간 종이컵 소비량은 120억개, 1인당 평균 240개다. 물론 평균보다 더 많이 쓰는 사람도 많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 없다. 아마 여기에도 아마 파레토 선생의 80:20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다. 쓰는 사람만 주구장창 쓰는 거다. 게다가 이 120억개의 종이컵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13만 2천 톤이며, 이 정도 양의 이산화탄소를 없애기 위해서는 4,725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다. A4의 1인당 사용량은 자그마치 8,000장이다. 30년 자란 나무 한 그루에서 A4 용지가 1만장 정도 나온다고 하니, A4 용지 사용만으로 1년에 1인당 거의 나무 한 그루씩 해치우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종이컵과 A4 용지는 쉽게 접하는 편이라 좀 낫지만, 이것 말고도 쓰는 종이가 얼마나 많은가? 이래저래 해서 우리나라의 1인당 1년 종이 사용량은 180Kg이 넘는다(이런 통계들은 벌써 몇 년씩 지난 것들이다. 지금은 더할 것이다). 나무 한 그루에서 종이가 대략 60Kg 정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180Kg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나무가 세 그루 정도 필요한 것이다.


 

종이컵

A4 용지

종이 사용량

연간 사용량

120억 개

4,000억 장

900만 톤

1인당 평균 사용량

240

(나무 0.95 그루)

8,000

(나무 0.8 그루)

180 kg

(나무 3 그루)

귀찮다고 그냥 넘어간 분들을 위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종이 사용량


종이는 나무의 숨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 나무는 숨을 쉬어 온실가스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숲의 필수 구성요소다. 나무의 하는 일을 놓고 볼 때 종이는 나무가 내고 들이키는 숨을 앗아서 만들었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 아쉽게도 종이를 다시 나무로 되돌릴 수 없다. 나무는 오로지 씨앗과 묘목을 거쳐 자라는 극히 자연적인 과정으로만 만들 수 있다. 한번 빼앗은 나무의 숨은 다른 새로운 나무로 밖에는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식목일에 굳이 산에 가서 나무 심지 않아도 좋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고, 청구서나 고지서는 이메일로 받고, 이면지 많이 쓰고 하는 정도면 더 없이 충분하다. 말할 것도 없겠지만, 식목일에 온 국민이 30년 자란 나무를 한 그루씩 등에 얹고 산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훨씬 쉽고 간편하며, 현실적이다.

이파피루스에는 종이컵이 없다. 작은 실천도 모이면 클 것임을 믿기 때문이고, 우리는 이곳을 임대해서 쓰고 있는 – 더구나 허락도 없이 – 세입자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며, 페이퍼리스 세상은 기술로 만들지만 우리의 습관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어 이 세상에 살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 환경을 보존해야 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의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 글쓴이 : 김성열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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