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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생활의 발견] 피터팬의 여름휴가는...

이파피루스 2012. 8. 27. 17:29

피터팬입니다~

 

태풍 볼라벤이 마른 바람만 남기고 서둘러 한반도를 지나갔습니다.

그나마 이정도인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날씨가 이러니까 갑자기 피터팬의 여름휴가가 생각나네요. 개연성 확보 실패!

부푼 가슴을 안고 떠났던 여름휴가였지만 그렇게 즐겁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해야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뭔 소리를 하는 건지...

 

폰을 뒤져봤더니 사진이 몇장 나오네요.

피터팬이 왜 즐겁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해야...라고 이상한 소리를 했는지 한번 봐주세요.

 

 피터팬은 강원도를 좋아라 합니다. 감자와 옥수수수는 별로지만...

그래서 여름 휴가를 맞이해 찾아 간 곳은 메밀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군 봉평입니다.

팬션에 여장을 풀고 나니, 먹구름이 비를 내려 반겨주더군요.

웰컴투 강원도 T.T

 

 개울은 철철 흘러 넘쳐 발 담궜다가는 119 구조대 아저씨와 1:1 미팅 할 것 같아 일찌감치 포기.

그냥 맥주나 까먹고 TV 보다가 잠들었습죠.

케이블 TV로 원령공주 봤어요.

 

다음날 일어나니 구름이 물러날 듯 싶더군요.

기회를 놓칠세라 얼른 다음 코스인 인제로 향했습니다.

인제 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의 그 인제 맞습니다.

이인제 아니고...

인제로 가는 동안 몇번이나 햇빛에 눈이 부셔서 기분이 좋았지만

인제에 다다른 즈음, 대기 상태는 님하, 태양은 페이크임...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진부령 방향으로 갈수록 구름은 더욱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고

결국에는 오후를 넘기지 못하고 비를 뿌렸습니다.

이 놈의 날씨는 인내심도, 자비도 없다는...

 

그래도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는 생각에 진부령을 넘어 간성 앞바다에 들려 파도와 조우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진부령을 넘어오는데...

앞이 안보여요...T.T

 

두꺼운 구름 덕분에 엉금엉금 기어서 진부령을 넘었습니다.

강원도 날씨, 역시 스펙타클 합디다.

 

고개를 넘었더니 지치기 이를데 없어 밥집을 찾았습니다.

진부령 아래에 있는 군부대 바로 옆 밥집인데, 진부령 왔으니 황태 먹어야죠.

황태구이를 시켰는데 살이 두툼한 것이 역시 진부령입니다.

그나마 이 맛이라도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구름과 함께 며칠을 돌고 돌았습니다.

집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기판을 봤더니 주행거리가 112.9Km로 되어 있더군요.

물론 999에서 한바퀴 돌았으니 1100Km 정도 달렸다고 보면 되겠군요.

 

1100Km 다닐 동안 아마 700 Km 정도는 비를 몰고 다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군 신화의 풍백 우사가 부럽지 않았습죠.

팔자려니 해야죠 뭐...

 

그래도 태풍 때문에 홍콩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한 이파피루스 페북지기님 보다는 낫지요.

페북지기님, 어서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