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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일상] 바야흐로, ‘필독서 벼락치기’ 시즌

[글쓴이 주]

이파피루스는 올해 초 필독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소정의 필독서를 읽고, KMS 게시판에 자유로운 형식으로 독후감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깊이와 넓이를 고루 갖춘 사람으로서 균형 잡힌 삶을 영위하고, 업무에서나 개인 사에서나 교양을 갖춘 현명한 존재로서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시행했습니다.

직급별로 읽어야 하는 책의 권수와 난이도는 다릅니다. 부장과 임원이 가장 어려운 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 합니다. “나이를 먹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쌓아야 할 지식이 많아지고, 갖춰야 할 인격이 더 깊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필독서, 다들 부지런히 읽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마감일(2011년 12 31)까지 약 6주 남았습니다. 6주라니. 이 놈의 세월, 하 수상한 건 알았지만.

Day 106 - I am a librarian
Day 106 - I am a librarian by cindian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저는 이제 여섯 권 남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소화하면 미션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진작 좀 부지런 떨 걸. 신혼이라 주구장창 깨만 볶는 바람에. 좌우지간, 게으름의 대가는 치러야지요. 당분간은 TV 보는 시간, 잠 자는 시간, 제가 읽고 싶은 책 읽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야 합니다.

대략 난감한 건 저 뿐만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우스갯소리로 ‘우리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현업이 바빠서, 다른 여가를 즐기느라, 업무에 필요한 책 먼저 보느라, (술 마시느라), 이래저래 한 켠으로 미뤄 두었던 필독서 읽기가 적잖은 부담으로 느껴지는 시즌입니다.

그러나 누구의 발등을 찍겠습니까.


@ 좌절금지

아,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살짝 소개합니다. 대상 도서는 총 120권입니다. 필독도서(20권)와 추천도서(100권)로 나뉩니다. 고전-현대문학에서부터 인문-사회-철학-경영 분야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종이와 소프트웨어 대한 책은 기본, 어른을 위한 동화(<연어>)와 대문호의 저작(<죄와 벌>)은 옵션 되겠습니다.

책은 거의 다 읽었으나 독후감을 하나도 쓰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독후감 말고 다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없을까?”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읽었으면 반드시 증거를 내 놓으셔야 합니다. 애초에 필독서 제도를 도입한 데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다른 직원들과 교류하는 습관을 들이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마음 잡고 한 줄 한 줄 쓰려 하니, 책 내용이 또 가물가물하시다고. "그럼 다시 읽어야 하나?" 으, 악순환.

데드라인 안 지켰다가 데드(dead) 당할 지 몰라.’ 평범하고 소심한 직딩들이 떠올릴 수 있는 '죽음'이 뭐 있겠습니까. 연봉 삭감, 진급 누락 같은 것이겠지요. 마음에 문득 문득 서늘한 바람이 불던 11월 하고도 첫 번째 날, 필독서 제도를 도입하신 서정호 부사장님이 KMS에 이런 제목의 글을 남기셨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생략...)
현재까지 독후감을 올리는 현황을 보건대, 썩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생략...)
잡스가 말했듯이, 그렇게 하나씩 점을 찍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선으로 이어지는 때가 옵니다. 점을 찍는 순간에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선이 될 지 그냥 없어질 지 알기가 힘듭니다. 그냥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그게 경력과 연륜의 힘이자 의미입니다.

 

(…생략...)
중요한 건 노력이고 자세이지 글쓰기 실력을 보고자 함이 아닙니다. 부족한 대로 노력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과 자신감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 멍하니 보내는 시간, TV와 게임 하는 시간을 줄여서 책 읽는 시간을 만드세요. 꾸준한 습관만이 자신의 운명을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습관과 운명의 노예가 되고 싶다면 그냥 사는 대로 계속 살아도 됩니다. 남들도 그 정도 수준에서 자기를 평가할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힘들고 싫고 피하고 싶을 때마다 정면으로 맞서서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해서.

공지의 힘인지, 요 며칠 사이 KMS에 필독서 독후감이 봇물 터지듯 올라오고 있더군요. 서로 필독서를 바쁘게 돌려 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회사 곳곳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다들 '벼락치기'로 정신이 없는 상태입니다. 차마, 공지에서 자체 편집한 내용이 무시무시했기 때문이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진짜 믿으시면 곤란^^;)

Cumulo Artistus (An Artist's Clouds)
Cumulo Artistus (An Artist's Clouds) by mendhak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미뤄 놓은 숙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냥 그 숙제를 해치워 버리는 겁니다. 부사장님 말씀처럼, 힘들고 싫고 피하고 싶을 때마다 정면으로 맞서서 이겨내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인 듯싶어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파피루스인데, 제도 도입 첫 해라 그런지 업무를 처리할 때만큼의 성실함과 집중도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왕 읽는 책, 기왕 쓰는 글, 가급적이면 자기 자신에게 피와 살이 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임해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를 반면교사 삼아서, 내년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일정을 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파피루스 여러분도 남은 6주 동안 열독 하시기를 바라요. 화이팅^^


* 글쓴이 : 방지혜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