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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리스

[생각] 페이퍼리스는 문화다

이파피루스 2011. 11. 22. 15:35


환경보호, 생태보전을 동반한 발전을 거부할 수 없는 인류의 의무로 인식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 중에서 종이사용을 줄여 환경과 생태를 보호하자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개념은 더 없이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실제로 페이퍼리스 환경이 정착했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상황이다. 페이퍼리스 환경 구현은 아주 소극적이고 느린 걸음에 그치고 있다.

종이를 덜 쓰는(종이를 아주 쓰지 않는 것은 어짜피 불가능하다) 페이퍼리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갖춰야할 물질적, 비물질적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퍼리스를 실현할 기술과 페이퍼리스에 대한 의식(인식)이다. 이 중 기술은 이미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 왜 우리의 생각과 기대만큼 페이퍼리스 환경 구현이 되지 않은 것일까?

의식이나 인식은 행동양식과 가치관을 정한다. 즉 의식이나 인식의 생성, 전환, 발전에 의해 행동양식과 가치관 역시 변한다는 것이다. 행동양식과 가치관은 비물질 문화의 일부이니 결국 페이퍼리스는 기술이라는 물질 문화와 행동양식과 가치관을 규정하는 의식이나 인식이라는 비물질 문화가 결합한 '문화'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페이퍼리스가 문화로서 활발하게 확대되지 못한 이유는 사회학자 오그번이 말한 '문화지체'의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문화지체 현상은 물질 문화를 비물질 문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현재 페이퍼리스 문화의 비활성화가 바로 기술이라는 물질 문화의 수준을 의식 또는 인식이라는 비물질 문화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페이퍼리스 문화를 구성하는 문화요소들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이미 어느정도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물리적 기술의 수준을 낮출 수는 없으니, 결국 페이퍼리스에 대한 인식과 의식의 수준을 높여 우리의 행동양식과 가치관을 -기술에 부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페이퍼리스는 문화'라는 목표점을 명확히 상정해야 한다. 그리고 법률, 제도, 교육, 정책 같은 또다른 문화 요소를 이용해 인식과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기술과 의식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한번에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는 이상 그 간극을 메우지는 못한다.


따라서 법률이나 교육, 국가 정책 같은 제도권 문화 요소를 활용해서 기술과 의식 사이의 빈틈을 채워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법률이나 제도, 정책은 페이퍼리스 기술의 실현에 걸림돌로 작용한 바가 없지 않은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보완과 개발은 절대적이다.

기술의 출현을 단지 기계적 변화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페이퍼리스는 생태계보호, 환경보호라는 바람직한 방향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페이퍼리스 문화를 정립하고 확대하는 일에 다각도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 글쓴이 : 김성열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