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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없는 세상은 불가능하다? 아니, 종이없는 세상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17-05-10 I Got Tagged
17-05-10 I Got Tagged by Βeth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IT가 무섭게 발전하면 종이가 아예 필요없는 세상이 오게 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종이없는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편지가 이메일로, 종이책이 이북(e-book)으로, 종이신문이 전자신문으로 바뀌고 있고, 청첩장도 웹페이지와 이메일로 받아보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종이는 필요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이파피루스가 종이를 줄이고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지만, 종이에서 느끼는 정서적 교감과 아우라까지 디지털이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너무 습관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종이를 사용하고 출력하고 찢고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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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by Today is a good da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종이가 책으로, 휴지로, 메모지로, 공책으로, 인쇄용지로 바뀌면서 더 많은 정보를 더 멀리 퍼뜨리고 공유하고 배울 수 있게 되었지만, 종이를 위해 베어낸 나무들이 있던 자리는 사막이 되어갔다. 종이의 발명으로 활짝 꽃핀 인류 문명이, 결국 종이 때문에 종말의 위협을 느끼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관심과 노력이 부쩍 높아지고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산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당장 벌목의 수요를 줄이는 것만큼 직접적으로 환경 보호에 효과적인 것도 없다. 이것이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종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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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work by luxomedi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굳이 종이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느낌이 필요없는 규격화된 종이 양식지들이 우선 그 대상이다. 은행에서, 주민센터에서,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살 때나 인터넷을 설치할 때나 대출을 받을 때나 통장을 받을 때나, 무수히 많은 경우에 종이를 사용하고 보관하고 오랜 세월 창고에 재워두고 있다가 버린다.

그래서 이파피루스는 ‘리얼 페이퍼리스’란 컨셉으로 처음부터 종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종이책을 읽고 싶다. 배터리 걱정없이, 밑줄도 치고 싶고, 메모도 하고 싶고, 필요할 때 묵은 먼지를 털어내며 다시 펼쳐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굳이 종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게 어떤 게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찾아내서 하나하나 줄여나가자.

당장 내 책상에서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종이컵부터 머그컵으로 바꾸자. 그냥 버리는 이면지는 재활용하거나 분리수거하고, 염소표백으로 새하얗게 만든 A4 용지 대신 재생지로 만든 용지를 쓰자. 어렵지 않은 작은 실천이 우리의 환경과 미래와 문명을 지속가능하게 한다.


* 글쓴이 : 서정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