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LIFE

[일상] 아침형 인간이 되는 법

이파피루스 2011. 10. 14. 17:41

※ 이 글은 2008년에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개정한 것입니다.
내용은 조금 바뀐 구석이 있지만(글을 처음 보면 당연히 모름) 어투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맘 편하게 썼으니 그냥 맘 편하게 읽어주세요.

 

 아침형 인간이 되는 법 - 내가 알려주마

서핑을 하다보니 아침형 인간이 되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있더라.
인터넷이라는 곳이 벼라별 질문과 각종 답변이 횡횡하는 곳이니, 이런 질문이 없으면 더 이상하긴 하겠다.

오늘 내가 한번 나의 경험을 토대로 '아침형 인간이 되는 법'에 대해 주절거려 보려한다.
감히 정답이라고는 말하진 않겠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바이니 관심 있으면 나의 주절거림을 들어보시라.


 아침형 인간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일단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라 싶다.
나는 이를 때 새벽 4시, 늦어도 6시, 그도저도 아니면 5시에 기상한다.
2011년 10월 현재, 4시 기상이 60%, 5시 기상이 30%, 그외 기상이 10% 정도 되시겠다.
2005년 9월부터 그리했으니 만 6년이 지났다.
(블로그에 이글을 처음 썼을 때는 만 3년이었는데, 세월이 총알 같구려)

이 시간 저시간 자기 멋대로 일어나면서 뭔 아침형 인간이냐고?
그러게나 말이다. 

이따위 어설픈 아침형 인간 말고, 진짜 아침형 인간이 되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이렇게 절규 하시는 분은 아침형 인간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거라고 난 감히 주장한다.

세상만사가 다 내맘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렇지 않음을 모두 잘 알리라.
회사 다니시는 분들 생각해보시라. 출퇴근이 어디 내맘대론가?(누구 마음대로인지 알지 않습니까?)

올바르고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근로계약대로 9시 당근출근 6시 말밥퇴근 고수할 자신 있는가?
회식 따위 관심없거든~ 워크샵 쌈싸먹어~ 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침형 인간에 대한 사람들의 환상 중 하나가 아침형 인간만 되면 뭐가 되든 좋아질 것 같다는 예감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신이다. 아침형 인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활 패턴의 하나일 뿐이지 무엇을 좋게 만들 수 있는 마술봉이 아니다.

그래도 굳이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다면 머리 깎고 절에 가면 되시겠다.
(절은 9시에 자고 3시에 일어난다더라)


 딴 짓 하지말고 빨리 자라
아침형 인간이 되는 궁극의 비법은

- 귀 쫑긋 세우시고 -

밤이 되면 빨리 자는 거다.

TV, 컴퓨터, 책, 게임, 전화질, 문자질, 트윗질, 카톡질, 셀카질, 고스톱, 윷놀이, 마당놀이, 사물놀이...다 포기해라.
밤이 되면 잘 생각만 하시라.

아침형 인간은 적게 자는 사람이 아니다.
밤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다.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밤이 찾아오면 베개가 마르고 닳도록, 입에서 흐른 침이 인공호수를 이루도록 푹~~ 자는 거다.

나는 일찍 퇴근한 날(밤 9시 전후)에는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10시 되면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사정이 있어 잠자리가 늦으면 기상 시간을 그만큼 늦춘다.
아침형 인간이랍시고 서너시간만 자고 버티겠다는 것은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회식이 있거나 업무 때문에 늦은 날은 집에 오면 더욱 더 딴짓 안한다.
손발 씻고, 과일 한조각 먹고 바로 해골 굴린다.

테레비?
9시 전에 퇴근했다면 밥먹으면서 뉴스는 본다.
하지만 그날 헤드라인 뉴스 끝나면 끈다. (그나마 요즘은 이것도 거의 안한다.)

인터넷?
회사에서 많이 했지 않나? 굳이 하고 싶으면 일찍 일어나서 하시라.
(그 귀한 새벽 시간에 인터넷 따위를 왜 하냐고? 그럼 그 따위 인터넷을 업무시간에 하는건 업무시간이 하찮다는 건가?)


 내 생활 패턴에 맞춰라
앞에서 얘기했지만 세상사 내맘대로 안된다.
집에 오는 시간이 때로는 늦을 수도 있고, 때로는 겁나게 빠를 때도 있고, 아싸리 퇴근을 못하는 때도 있다.
직장인으로 사는게 다 그런거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잠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해라.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딱 정해 놓고 너무 칼 같이 굴다가는 그 칼에 찔릴 수도 있다.
그 칼에 찔리면 보험도 안된다. 이순재 씨가 와도 안된다.

피곤함에 찌들어 병들고 지치면 아침형 인간이고 뭐고 개뿔 소용 없는거다.


 최소/최대 수면 시간과 기상 제한 시간을 정하라
나의 최소 수면 시간은 5시간이고 최대 수면 시간은 6시간이다.
그리고 기상 허용 시간은 새벽 4시, 기상 마감 시간은 새벽 6시다.

일단 6시간 채우면 일어난다.
몸이 좀 덜 피곤하거나 한다면 수면 시간은 5시간이다.
하지만 5시간보다 덜 자지는 않으며, 6시간을 넘지도 않는다.

12시를 지나 아주 깊은밤에 잠자리에 들었다면?
어짜피 출근해야 되니까 6시 좀 넘으면 일어나야 한다. -.-

9시에 잠자리에 들면 어떻게 하냐고?
글쎄...특별한 케이스라 자주 이런 일은 없지만 3시 30분 쯤에 일어난 기억이 있다.
(이 정도 타협한다고 쇠고랑 차지 않으며, 경찰이 잡으러 오지 않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산토기 양귓구녕 모양이 서로 다르게 생겨 먹었듯이 사람도 체질이 틀리다.
수면 시간을 무작정 정하기보다는 1~2주 정도 신체를 마루타 삼아 테스트 해보시라.
그러고 나서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수면 시간을 찾으면 되시겠다.

괜히 초반부터 체력안배 없이 무리해서 하다간 버스 타고 종점 가기 일쑤다.


 휴일도 열외 없다
나는 회사에 가지 않는 휴일에도 위에서 말한대로 한다.
휴일이라고 해서 건너뛰면 몸에 버릇을 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몸에 피로가 제법 쌓였다면 차라니 낮에 두어 시간 낮잠을 자는 것이 낫다.

주말이면 새벽까지 놀고 싶은 유혹도 있겠지만 허벅지를 0.5mm 제도 샤프로 살포시 찔러가며 참는게 기본 자세다.
하지만 새벽까지 놀아야 할 운명이라면(살면서 그래야 하는 때도 있지 않겠나!!) 박터지게 제대로 놀자.
적어도 내가 세운 계획과 나의 다짐에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다. 


 일찍 일어나서 할 일을 반드시 계획하라
이거 중요하다.
아침에 별 할일도 없으면서 일찍 일어나겠다고 결심만 한 경우라면, 화장실만 들렸다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갈 확율 121%다.

뭐가 되든 상관 없다.
어학공부나 운동처럼 반드시 장기적 계획을 잡을 필요도 없다.
그냥 내일 일찍 일어나서 뭐할지만 정확하게 해두시라.

나의 경우는 아주 다양하다.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인터넷 쇼핑도 하고, 신문도 읽고, 밥도 먹고, 옷도 다리고, 샤워도 하고, 훌라후프도 돌리고, 심지어 라면도 끓여 먹는다.
보다시피 장기적인 계획은 없다.
이것이야 말로 극중 주인공이 알아서 결정하는 거다.

해야할 것이 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눈을 뜨면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예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상황 극복을 위해 써먹는 팁이다.

 ◆ 밤 늦게 과식하지 않는다
 역시나 저녁을 적게 먹으면 아침에 일어나기 쉽다.
 밤 11시에 닭 한마리 시켜서 맥주 500cc와 함께 삼킨 후 잠들어 본 사람은 안다.
 닭을 먹으려면 맥주 대신 까스활명수랑 같이 드시라.

 ◆ 과음은 피한다
 말 할 필요가 없다.
 술 많이 먹으면 그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 분해하느라 자는 동안에 피곤이 더 쌓인다.
 안주까지 많이 먹으면 엎어친데 덮치기 당하는 거다.
 상황이 여의치 않는 한 과음하지 말자.
( 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 얼음 하나 입에 물어라
 일찍 일어나기는 했는데 영 잠이 안달아 날 때가 있다.
 그 때는 냉장고에서 얼음 하나 꺼내 입에 넣고 와그짝 씹으시라.
 하나로 안되면 잠 달아날 때까지 씹으시라.

 ◆ 최대한 어두운 곳에서 자라
 잠은 최대한 어두운 곳에서 자는 것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요즘처럼 세상이 밝은 시절에는 될 수 있으면 얼굴을 창가 쪽으로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농 안이나 침대 밑 적극 추천.

 ◆ 자랑하라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이제 저는 죄사함을 받아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라고 자랑해라.
 말한 것만 지키면 쪽팔릴 일도 없고 원했던 아침형 인간도 되고 두루두루 좋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 좋은 점이 있다면?
아침형 인간이 되니 좋은 점을 얘기하라면... 이거다!!라고 떠오르는 것은 솔직히 없다. ^^
굳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몇가지 얘기를 하자면.

 ◆ 시간 사용의 효율성이 다소 높아진다.
 이건 순전히 밤에 TV 안보기 덕분이다.
 TV는 원래 잘 안봤는데 일찍 일어나려 하다보니 더 안보게 되었고, 덕분에 시간을 좀 더 아낀다는 기분이다.
 (아, 일요일은 개그콘서트 때문에 열외다. 사람이 웃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단다.)
 뭘 해도 새벽에 맑은 정신에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은 경험해 보면 안다.

 ◆ 늦게 자는 것보다 덜 피곤하다.
 새벽 별보기 운동을 하기 전에는 새벽 2시나 되어서나 잤었다.
 하루를 보내고 피곤한 상태에서 새벽 2시까지 깨어 있으니 피곤이 더했는데, 그 가중치가 사라진 덕에 덜 피곤하다.
 피곤이 덜하니 몸의 저항력도 좋아진 듯.

 ◆ 아이들도 충분히 잔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따라간다. 어른들이 깨어 있으면 아이들도 깨어 있기 마련이다.
 같이 사는(먹여 살린다고 해야 하나?) 아이들도 어른들이 빨리 잠자리에 드니 늦게까지 깨어 있는 일이 없다.
 아직 어린둥이들이고 충분한 잠이 성장에도 좋다고 하니 밑질 것이 없는 일이다.

이상이 대략 6년 정도의 경험에서 우려낸 나만의 노하우다.
임상 실험치고는 대상이 너무 한정적이니까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마시기 바란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안되는 거란 말입니까? 라고 피끓는 항의 해봤자 AS는 없다.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은 내가 주절거린 방법의 진위 문제가 아닌 실천을 하느냐 마느냐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으로 재탄생을 노리시는 모든 분들께 건투를 빌며 글을 마친다.


* 글쓴이 : 김성열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부장)